규슈는 일본 본토 최남단에 위치한 대형 섬으로, 전통문화, 온천, 자연경관, 미식, 현대적 도시 인프라까지 모든 요소가 균형 있게 어우러진 지역입니다.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항공 접근성도 뛰어나며,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여행객부터 일본을 여러 번 다녀온 경험자에게까지 다양한 만족을 안겨주는 다면적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후쿠오카, 유후인, 나가사키는 규슈 내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여행지로, 서로 다른 개성과 테마를 지닌 도시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세 도시의 특징을 중심으로, 규슈 여행의 매력을 더욱 깊이 있게 소개합니다.
일본 규슈의 관문 후쿠오카
후쿠오카는 규슈의 중심 도시이자 일본 서부 지역의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현대적인 도시입니다. 한국과의 거리도 매우 가까워 김해공항, 인천공항에서 약 1시간 거리로 주말 여행지로도 각광받고 있으며, 입국 심사와 교통도 간단해 '가장 쉽게 갈 수 있는 일본 도시'로도 불립니다. 후쿠오카의 중심은 단연 하카타역과 텐진입니다. 하카타역은 도카이도 신칸센의 종점 중 하나로, 신칸센, 지하철, 공항철도, 백화점, 대형 쇼핑센터가 모두 연결돼 있어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머무는 지역입니다. 하카타시티, 아뮤 플라자, 하카타 한큐 등 쇼핑몰이 역과 직접 연결되어 있어 비 오는 날에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텐진은 후쿠오카의 젊은이들이 모이는 중심지로, 대형 백화점, 부티크, 다양한 로컬 상점이 혼재된 쇼핑과 식사의 중심지입니다. 그 외에도 텐진 지하상가는 날씨에 상관없이 산책하듯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습니다. 후쿠오카의 음식 문화는 일본 내에서도 독보적입니다. 특히 하카타 라멘은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돼지 뼈 육수에 기반한 돈코츠 라멘의 본고장으로, 이 지역 라멘집은 기본적으로 면을 추가할 수 있는 가에다마 문화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명물인 곱창전골인 모츠나베는 소창과 각종 채소, 된장 또는 간장 국물로 푹 끓여낸 겨울 대표 보양식입니다. 야타이는 후쿠오카만의 독특한 거리 음식 문화로, 저녁이 되면 강변과 골목마다 현지 주민과 여행자들이 어울리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관광 명소로는 다자이후 텐만구가 대표적입니다. 학문과 시험의 신으로 불리는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모신 신사로, 수험생과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모모치 해변, 후쿠오카 타워, 오호리 공원, 마린 월드 해양박물관 등도 가족, 연인과 함께 즐기기 좋은 장소입니다. 후쿠오카는 도시, 문화, 쇼핑, 음식, 자연이 조화롭게 융합된 도시로, 규슈 여행의 출발지이자 종착지로 손색이 없습니다.
천천히 걷는 유후인
유후인은 일본 오이타현의 내륙에 위치한 작은 온천 마을로, ‘일본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풍경이 뛰어납니다. 후쿠오카에서 유후인까지는 특급열차 유후인노모리를 타면 약 2시간이 소요되며, 아름다운 전원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이동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이 됩니다. 유후인의 중심 거리는 유노츠보 거리로,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상점, 로컬 카페, 수공예품 가게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말차 아이스크림, 유자청 음료, 수제 푸딩, 치즈 케이크 등 여성 여행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디저트와 특산물들이 가득하며,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는 말이 실감 날 만큼 평화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유후인의 핵심은 역시 온천과 료칸입니다. 다양한 가격대와 테마를 지닌 료칸이 마을 곳곳에 있으며, 대부분 객실 내에 전용 노천탕이 있어 프라이빗한 온천욕이 가능합니다. 이 외에도 대중 온천도 다수 존재하며, 자연 속에서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시타노유, 유노히라 온천 등도 있습니다. 긴린코 호수는 유후인의 상징 같은 장소로, 아침이면 물안개가 피어오르며 신비로운 풍경을 자아냅니다. 주변에는 카페, 갤러리, 소형 미술관이 어우러져 한적한 시간을 보내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호수를 중심으로 걷다 보면 예술 마을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섬세한 감성이 곳곳에 묻어나옵니다. 유후인은 빠르게 움직이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조용한 자연과 마주하는 여행지입니다. 가족, 연인, 혼자만의 시간 모두에게 어울리는 이 마을은 반복해서 찾고 싶어지는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국제 교역 나가사키
나가사키는 일본 규슈의 서쪽 끝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일본에서도 가장 이국적인 분위기를 지닌 도시 중 하나입니다. 역사적으로 에도 시대 폐쇄국가 시절에도 유일하게 외국과 교역하던 도시로, 서양과 중국 문화의 흔적이 도시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는 바로 군함도라 불리는 하시마 섬입니다. 과거 탄광 도시로 번성했던 이 섬은 폐광 이후 무인도로 변했고, 현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광객들에게 공개되고 있습니다. 군함도 투어는 나가사키 항구에서 출발해 섬 주변을 유람하며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일본 근현대사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또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과 평화공원은 원자폭탄 투하의 아픈 역사를 기념하는 장소로, 전쟁의 참혹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 조용하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많은 이들이 깊은 생각에 잠기며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반면에 나가사키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관광 요소도 가득합니다. 글로버 가든은 서양식 저택과 정원이 어우러진 테마공원으로, 나가사키 항구를 배경으로 한 야경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근처에는 일본 최초의 고딕 양식 교회인 오우라 천주당도 있어, 일본에서 보기 힘든 건축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음식 또한 나가사키의 큰 매력입니다. 나가사키 짬뽕은 돼지고기, 해산물, 채소가 어우러진 풍성한 국물 요리로, 나가사키의 중국계 이민자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이 외에도 바삭한 면 위에 걸쭉한 소스를 얹은 사라우동, 그리고 포르투갈 전래로 유명한 카스텔라도 빼놓을 수 없는 명물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나사야마 전망대는 일본 3대 야경 중 하나로, 저녁이 되면 황홀한 조명 아래 도시 전경이 펼쳐지며 나가사키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나가사키는 역사와 문화, 야경과 맛이 어우러진 입체적인 도시로, 일본을 넘어서 동아시아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교차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론
규슈는 일본의 진짜 매력을 오롯이 담고 있는 지역입니다. 후쿠오카의 다채로운 도시 기능과 미식, 유후인의 자연과 온천이 주는 힐링, 나가사키의 이국적이고 역사적인 분위기까지, 각각의 도시가 전혀 다른 매력을 선사합니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일본의 깊은 정서와 살아있는 역사,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규슈입니다. 지금 새로운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규슈는 여러분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입니다.